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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녀이야기
 
 
 
 

 
작성일 : 16-01-23 10:08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글쓴이 : 직녀
조회 : 5,182  

"엄마, 엄마 요즘 바빠?"
"왜?"
"글쎄, 바쁘냐고?"
"할 일 많지. 왜 그래, 갑자기?"
 
막내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내가 좀 도와줄까?"
"그럼 좋지. 니 돈 필요하냐?"
 
몇년째 좋다고 쫓아다니는 아이돌 그룹이 콘서트를 한답니다.
용돈을 모아 음반을 몇장씩 사고 쇼케이스니 뭐니 쫓아다니더니
이번에는 서울에서 하는 콘서트를 가겠답니다.
'그래, 그런 거도 한 때지. 그 나이에 해보는 거지' 싶어서 그냥 두고 있지요.
 
방학인데도 보충수업한다고 기숙사에 가있는 둘째가 집에 온 주말에
방학내내 새폰과 친분을 쌓고 있는 막내를 데리고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전날 씻어 불려둔 콩을 건져 아침부터 장작불 지펴
다섯시간동안 푹 무르게 삶고
오후부터 밤까지, 이틀동안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삶은 콩이 맛있다고 연신 집어 먹습니다.
다이어트 한다는 막내는
 "엄마, 콩도 다이어트 식품이지? 두부도 그렇잖아."
동의를 구하는 눈빛을 쏘며 묻습니다.
"음.. 아마 그렇지 않을까?"
 
메주를 만드는 일도 힘들지만 말리면서 띄우는 일은
시간도, 정성도 아주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습도를 빼내려면 환풍기를 틀어야 하지만
계속 돌리면 온도가 너무 떨어지고
메주를 말리려면 선풍기를 돌려야 하지만
너무 급히 마르면 메주가 깨집니다.
온도가 너무 낮아 메주가 얼면 장맛이 쓰고
온습도가 너무 높으면 안좋은 곰팡이가 필까 염려됩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들여다보고 환풍기와 선풍기를 껐다 켰다,
온도계를 보고 또 보고....
날이 갑자기 너무 추워져서 더 신경을 쓰고 있네요.
 
둘째는 좀 컸다고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는데
막내는 그 이틀 하고나서는 다신 메주 안 만들겠다고 선언했네요.
너무 힘들다고, 그리고 돈도 벌만큼 벌었다고...ㅎㅎ
시급 6000원, 그리고 야간수당은 1.5배라고 9000원씩 계산해달랍니다.
그렇게 받은 돈과 곧 다가올 설날에 받을 세배돈이면
콘서트 갔다오고 당분간 쓸돈은 된답니다.ㅡ.ㅡ;;;
 
그렇게 만든 메주가 구수한 향을 뿜으며 아주 잘 뜨고 있습니다.
사진처럼 이렇게 거무스름하면서 하얀 곰팡이가 피면 잘 뜨는 거지요.
하루에도 몇번씩 메주방을 드나들다 보니
메주같이 생긴 얼굴에 몸에서도 메주냄새가....ㅋㅋ
 
그날 밤 10시가 넘어 집에 온 막내가 호들갑을 떱니다.
 
"엄마, 망했어. 망했어~~~ 삶은 콩 칼로리가 100g에 450이래.
내가 한그릇은 먹었을 건데.... 어떡해~어떡해~ 앙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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